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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이름 어떻게 적어야 할까

ddeodoli LongC 2009. 8. 27. 10:22

영어이름 어떻게 적어야 할까
코리안위클리  2009/08/26, 04:46:12   

 

 

▲ 우리가 영문으로 성명을 표기하는 것은 외국사람들에게 우리를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되도록 그들이 이해하기 편하게 하는 것이 좋다.

한국인 성명 영문표기 혼동 없이 적는 방법

세계화 시대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다방면으로 국제무대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비중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수많은 국제회의, 세미나, 학술발표 등을 국내에서 주최하고 또 외국에서 개최되는 국제행사에 참여도 한다. 이 때마다 행사를 위한 각종 유인물에 참가자의 성명이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해외로 출장 갈 때 영문 명함은 필수품목이다.
유럽, 북·남미, 아프리카, 심지어 동남아만 하더라도 다 이름을 먼저 표기하고 난 다음 성을 표기한다. 따라서 성과 이름을 혼동할 가능성이 없다.
아마도 성을 먼저 쓰는 나라는 동양3국, 즉 한국, 중국, 일본뿐이 아닐까 싶다. 일본사람들은 성 두 자, 이름 두 자로 된 네 자의 성명을 한자로 표기할 때는 성을 먼저 쓰지만, 영문으로 표기할 때에는 반드시 이름을 먼저 쓰고 성을 나중에 쓴다. 따라서 서양사람들이 영문으로 표기된 일본인들의 성명을 보면서 이름과 성을 혼동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국은 성명을 영문으로 표기할 때
1)이름을 먼저 성을 뒷쪽에 쓰거나
2)우리 식으로 성을 먼저 이름을 나중에 쓰는 경우가 많아
서양인들이 한국인의 성과 이름을 혼동하는 경우가 꽤 많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의 경우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우선 성명이 보통 세 글자로 되어있고, 한국사람들은 성명을 영문으로 표기할 때 서양식으로 이름을 먼저 쓰고 다음에 성을 쓰는 경우도 많지만 반대로 우리 식으로 성을 먼저 쓰고 이름을 나중에 쓰는 경우도 많다. 통일이 되어있지 않다. 따라서 한국인이 주는 명함에 영문으로 표기된 성명을 볼 때 서양인들은 성과 이름을 혼동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2008년 4월 28일자 중앙일보에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실렸다. 바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성명 영문표기에 관한 기사였다.
반기문 총장 성명의 영문표기는 Ban Ki-moon으로 되어있는데 유엔사무국 직원들 조차도 반기문 총장의 성명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Mr. Moon 또는 Mr. Ki-moon으로 호칭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유엔 사무국에서 반기문 총장을 Mr Ban이라고 호칭해달라는 공문을 관계직원들에게 보냈다는 기사였다.
왜 이런 오해가 생겼을까? 유엔사무국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자기가 속해있는 기관의 총수 성명도 제대로 모르는 무식한 사람들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이 사람들 잘못이 아니다. 혼란의 원인제공자는 바로 반기문 총장 자신이었다고 볼 수 밖에는 없다.
결국은 반기문 총장 자신을 비롯한 보좌진 조차도 문화의 벽을 극복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문화차이 극복을 위한 배려를 소홀히 했다는 반증으로 밖에 볼 수 없다. Ban Ki-moon이나 Ban Ki Moon이나 영어권 사람들에게는 어느 것이 성이고 이름인지 혼동이 올 수 밖에 없다.
반기문 사무총장 정도라면 이러한 오해의 가능성을 미리 파악하여 자기의 성과 이름을 영어권 사람들이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기를 소개했어야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혼동의 여지없이 우리 성명을 영문으로 표기할 수 있을까?
예를 하나 들어보자. 한성민이라는 사람이 있다면 명함 뒤에 영문으로 성명을 표기할 때 아마도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쓰리라 상상해볼 수 있다.

① Han Sung Min
② Sung Min Han
③ Sung Min, Han
④ Han, Sung Min
⑤ Han Sung-Min
⑥ Han Sung-min
⑦ Sungmin Han
⑧ Sung-min HAN
⑨ Sungmin HAN

서양 사람들의 성명표기 방법은 단 한가지, 즉 이름을 먼저 쓴 다음 성을 쓰는 데에 비해서 우리는 이렇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성명표기를 하기 때문에 외국인에게 한국사람들의 이름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다시 말해서 어느 것이 성이고 어느 것이 이름인지 분간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먼저 ①, ②, ③, ④, ⑤, ⑥, ⑦ 은 틀린 방법은 아니다. 문제는 서양사람들이 혼동하기에 딱 좋다는 것이다.
하나씩 검토해 보자.

① Han Sung Min - 성명이 독립된 세 글자로 되어있기 때문에 외국사람들에는 너무 혼란스럽다. 서양사람들 중 동양사람은 성을 먼저 쓴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이런 경우 한성민으로 바로 알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서양인들은 Min을 성으로 생각하여 민한성으로 착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올림픽경기가 진행 중일 때 영어권국가의 신문에 올림픽 메달리스트 한국선수들의 성명을 올릴 때 이러한 해프닝이 벌어지는 경우를 가끔 보았다. 영어권 신문기자의 무식함만을 탓할 수 없다. 그들 눈에는 성과 이름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② Sung Min Han - 외국인들에게 혼란스럽기는 ① Han Sung Min과 마찬가지다. Sung이 성인지 Han이 성인지 확실히 알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어느 외국인이 Sung을 성으로 생각한다면 Min Han을 이름으로 생각할 것이다.
③ Sung Min, Han - 한국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가장 대표적인 오류이다. 성민이라고 이름을 먼저 쓰고 나서 한이라고 성을 썼으며 이름과 성을 구분하는 의도로 이름 다음에 콤마를 찍었는데 영어에서는 성명을 쓰면서 콤마를 찍으면 콤마 이전부분이 성이 된다. 따라서 이 방법으로 쓴다면 성민이 성이 되고 한이 이름이 되는 결과가 되고 만다. 소위 영어를 좀 한다고 하는 사람들 중에도 이러한 실수를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④ Han, Sung Min - 성 다음에 콤마를 찍었으므로 오해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Sung과 Min이 독립해 있는 것이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다.
⑤ Han Sung-Min, ⑥ Han Sung-min - 성과 이름이 확실히 구분이 가지 않는다. 차이가 있다면 하이픈을 사용하여 성-민을 붙였는데 민자를 ⑤번은 대문자로, ⑥번은 소문자로 처리하였다. 민자를 M과 m 으로 처리할 때 어떤 차이점이 생길까? Sung-Min 이라고 쓰면 Sung과 Min이라는 두 글자가 동등한 자격으로 하이픈에 의해 연결되었음을 의미하는 반면 Sung-min 이라고 쓴다면 Sung과 min이 하이픈으로 연결되어있음을 의미하는 면에서는 Sung-Min과 같지만 Sung과 min이 동등한 지위가 아니라 min은 Sung에 어느 정도 종속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⑦ Sungmin Han - 성민을 붙여서 썼기 때문에 혼란의 여지가 감소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성과 이름의 구분이 명확하다고 볼 수 없다.
⑧ Sung-min HAN - 이름과 성이 명확하다. 영어에서는 성명 중 대문자로 쓰는 부분은 자동적으로 성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Sung과 min이 하이픈으로 연결되어 있어 읽는 사람에게 약간의 부담이 될 여지가 있다.
⑨ Sungmin HAN - 필자가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다. 우리가 영문으로 성명을 표기하는 것은 외국사람들에게 우리를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되도록 그들이 이해하기 편하게 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성민은 붙여서 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성과 민은 한글로 표기할 때에는 독립된 글자이지만 실제 이름으로 쓰일 때에는 떨어질 수 없는 붙은 글자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 식으로 성을 앞에 두지 않고 뒤로 하는 것이 외국인들 눈에는 읽기 편하다.


필자 권오덕 씨는 성균관 대학교
번역&TESOL 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okwon22@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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